입춘 뜻과 유래,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 입춘대길
- 생활 정보/잡학다식
- 2023. 2. 2.
새해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인 입춘이 다가왔습니다. 입춘은 과거 농경사회였던 선조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날이었다고 하죠. 현대의 우리에게도 다른 절기들에 비해 가장 익숙하고 친숙한 절기는 아마 입춘이 아닐까 합니다. 이때가 되면 다른 건 몰라도 뉴스의 날씨 코너에서 꼭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인 오늘은~’ 이라는 멘트를 하시는 기상캐스터들을 많이 보셨을거라 생각됩니다. 칼바람에 웅크린 어깨가 곧 펴질거라는 기대감에 입춘을 더 기다리고, 더 반가워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하루 빨리 따뜻한 봄 날이 오길 바라며 지금부터 입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입춘 뜻과 유래
24절기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과 두 번째 절기인 우수의 사이에 있는 입춘은 양력으로 보면 대게 2월 3일이나 2월 4일쯤인데요. 간혹 2월 5일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입춘의 뜻은 ‘봄이 시작하는 날’이라고 하죠. 이때가 되면 동풍이 불어오고, 꽁꽁 얼어있던 얼음도 풀리며, 동면 중이던 벌레들도 깨어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입춘은 중국의 화북 지방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나라의 기후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는 이때 가장 추웠던 적도 있다고 하네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춘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입춘 풍속
1) 입춘방
음력 1월은 정월이라고도 하는데요. 이는 곧 새해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옛 어른들께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혹은 ‘입춘대길’이라는 글을 써서 대문이나 천장, 대들보 같은 곳에 붙여두었죠. 이것은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의미인데요. 이렇게 함으로써 액막이를 했다고 하네요.
2) 보리 뿌리 뽑기
절기가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상당히 중요하게 여겨졌다는 것은 다들 아실 텐데요. 절기의 시작인 입춘은 한 해의 농사를 점치기에 아주 좋은 날이죠. 그래서 선조들은 이날 보리 뿌리 뽑기를 통한 점치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리 뿌리를 뽑아 뽑혀 나온 뿌리 수를 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보리 뿌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풍작이고, 빈약할수록 흉작이라고 합니다.
씨앗으로 보는 점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어 볶는 것인데, 이때 제일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은 그해 풍작이 된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3) 입춘절식
과거의 입춘에는 추운 겨울을 지내는 동안 먹지 못했던 채소를 보충하기 위하여 나물 위주의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궁중에서는 강한 향이 나는 미나리 싹, 승검초, 움파, 달래 등의 나물 중 다섯 가지를 골라서 만든 ‘오신반’을 수라상에 올렸는데요. 이것이 민가에 전해지면서 백성들도 햇나물을 캐서 무쳐 먹었다고 하죠. 주로 파, 당귀, 겨자 등의 어린 싹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세생채’라고 합니다.
4) 해넘이
절분이란 원래 사립(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전날을 말하는 것이었는데요. 점점 그 풍습이 사라지면서 근래의 우리나라에서는 단순히 겨울의 마지막 날 저녁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이때 민가에서는 해넘이라고 하여 콩을 방이나 문에 뿌려서 마귀를 쫓아내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하는데요. 이마저도 현대에는 거의 보기 드물다고 하네요.
5)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
적선공덕행은 입춘 전날 밤에 남몰래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거지들이 사는 움막 앞에 밥을 한 솥 지어놓거나, 끊어진 다리를 다시 이어 놓거나 징검다리를 만드는 등을 말하는데요. 한 해가 새로 시작되는 시점에 공덕을 쌓으면 좋은 시작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기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네요.
6) 아홉차리
아홉차리는 무엇을 하든 무조건 아홉 번을 해야 하는 풍속입니다. 근면하고 끈기 있게 살며 각자 소임에 따라 부지런하게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책을 읽기 시작한다면 아홉 번을 읽어야 하고, 잘못을 하여 매를 맞게 되더라도 한 대가 아닌 아홉대를 맞아야 하고, 새끼줄을 꼬게 되면 아홉 번 꽈야 하고, 빨래도 아홉 가지를 해야 하며, 밥도 아홉 번 먹었다고 하네요.
요즘에는 입춘을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정월대보름 이브라고 부르는 분들도 계신다고 하더라고요ㅎㅎ 과거처럼 입춘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세대에 맞게 나름의 즐기는 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추운 겨울이 얼른 가고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다들 똑같을 테니까요. 남은 겨울도 모두 무탈하시길 기원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끝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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