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의 뜻과 유래, 24절기 중 9번째 절기

5월 중순부터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더니 6월이 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낮 기온은 29도는 우습게 찍고 있는 요즘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하기에는 이미 여름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이런 와중에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이 찾아왔습니다. 여름 절기로는 3번째라고 하니 더울 때가 된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절기는 과거 농경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망종 때는 어떤 것들을 했는지 같이 한 번 알아보죠.

24절기 중 9번째 절기 망종

1. 망종 뜻과 유래

 

먼저 망종의 글씨를 하나씩 풀어볼게요.

‘망’은 벼, 보리, 밀과 같은 까끄라기를 말하는데요. 이는 곧 수염이 있는 곡식을 말합니다. 종’은 씨앗을 의미하죠. 그래서 두 가지를 합치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종자를 뿌리기에 적당한 시기를 말하는 것이죠.

씨 뿌리기의 시작을 알리는 망종은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소만과 1년 중 낮이 가장 긴 시기인 하지의 사이에 있는 절기입니다. 매년 음력 4~5, 양력은 65일 또는 66일 무렵에 찾아오죠.

망종은 씨를 뿌리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는 뜻을 갖고 있듯이 이 시기에는 모내기와 보리 베기가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1년 중에 농촌은 이때가 가장 바쁜 시기라고 해요.

 

보리베기 망종

2. 망종 관련 속담

 

  •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
  • 보리는 망종 3일 전까지 베라.
  • 햇보리를 먹게 될 수 있다는 망종.
  •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
  • 발등에 오줌싼다.

망종이 지나면 밭보리는 더 이상 익지도 않고, 이 시기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보릿대가 꺾이거나 쓰러질 수 있기 때문에 꼭 망종 전에 보리 베기를 마무리 해야 한다고 해요. 또한 보리를 거둬들이고 밭을 비워야 그 곳에 모내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망종은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농촌 사람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낼 수밖에 없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바쁘게 일을 하다 보니 발등에 오줌을 싸도 모를 정도라는 의미에서 발등에 오줌싼다.’라는 속담도 생겨나게 되었다고 하네요.

남쪽으로 갈수록 보리 농사를 많이 짓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북쪽 지방보다 더욱 바쁘다고 해요. 그래서 남쪽 사람들은 까끄라기 망이 아닌 잊을 망을 사용하기도 했다는 우스겟소리도 있다고 하죠.

 

모내기 망종

3. 망종 풍습

1) 망종 보기

망종보기는 망종의 시기에 따라 그 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는 것을 말하는데요. 과거 농사를 짓던 선조들은 망종보기를 통하여 그 해의 보리 수확이 늦어질 것인지, 빨라질 것인지를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망종이 4월에 들게 되면 보리의 서를 먹게 되지만 5월에 들면 서를 못 먹는다는 말이 생겨나게 됐죠. 풋보리를 처음 먹게 된 계기도 여기서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2) 날씨 점 보기

날씨 점으로 풍년과 흉년을 점치는 것은 절기마다 하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망종에도 역시 예외는 없습니다. ㅎㅎ

경기도를 제외하고 중부 이남에서는 망종 때 하늘에서 천둥이 치면 한 해 농사가 힘들어지고, 더불어 그해 모든 일이 불길하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우박이 내리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여겼다고 하네요.

3) 보리그을음 (보리그스름) 먹기

전남 지역에서는 풋보리를 베어 그을음을 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날 베어 온 보리는 밤이슬에 적셔 다음 날 먹으면 허리가 튼튼해지고 한 해 동안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죠. 또한 이렇게 해서 보리를 먹으면 다음 해에 보리농사를 지을 때 풍년이 들어 보리가 잘 여물어 아주 맛이 좋은 보리밥을 먹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4) 보릿가루 죽 먹기

제주도에서는 망종 때 풋보리 이삭을 뜯어 보리 알을 모아 솥에 볶은 뒤 맷돌에 곱게 갈고 다시 한번 채에 걸러낸 보릿가루를 죽을 끓여 먹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고 여겼다고 해요.

 

 

망종 여름철 보양식 장어
발등에 오줌싼다 속담

4. 망종에 먹는 음식

 

망종은 양력 5~6월에 찾아오죠. 이 때에 맞는 제철 음식으로는 장어, 참외, 매실, 감자 등이 있습니다.

보양식의 대표 음식 장어원기회복에 도움을 주고, 소화도 잘 되는 음식이어서 여름철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식이기도 하죠. 먹장어, 붕장어, 갯장어, 뱀장어 등 다양한 장어들을 소금구이, 양념구이, 장어탕 등으로 즐기기도 합니다.

참외는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중에 하나인데요. 참외 내에는 수분이 90% 이상 함량되어 있기 때문에 여름에 쉽게 느낄 수 있는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타민 C 함량도 높아 피로회복에 아주 좋고, 칼륨도 많이 들어있어 이뇨 작용과 더불어 노폐물 배설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입니다.

매실은 배탈이나 식중독에 걸리기 쉬운 여름에 아주 유용한 음식입니다. 매실 자체로는 먹기 힘들지만 매실즙을 만들거나 매실 엑기스를 물에 타서 먹기도 하고 장아찌 형태로 만들어 먹죠. 소화불량과 위장 장애를 없애주는데 탁월하니 냉장고에 필수로 두고 유용하게 활용하시길 바랄게요.

감자는 여러 가지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죠. 간식으로도 즐기는 감자는 칼륨을 함유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고 고혈압 환자의 혈압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절기라는 것 자체가 중국에서 유래되었고, 과거 농경사회에 유용하게 쓰였던 것이라서 현대에 사는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많은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여전히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고 해요. 이렇게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 덕분에 우리는 편히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겠죠. 망종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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